사회 사회일반

장례업체 비리 '요지경'

시신 장례식장 보내주고 뒷돈… 조화 재활용…

경찰, 286명 검거·2명 구속

충북 청주 시내에 있는 한 꽃 납품업체. 이곳의 업주 7명은 장례식장에서 세워져 있던 조화가 발인식이 끝난 뒤에는 상주들이 그냥 두고 가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장례식장 위탁관리업체에 얘기한 후 이를 넘겨받았다. 이렇게 버려진 조화는 살짝만 이들의 손을 거쳐 '새것'으로 변모했다. 시든 꽃 몇 송이만 바꿔 꽂아 '재탕 조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새 것으로 둔갑한 조화는 총 2,377차례에 걸쳐 조문객들에게 팔렸고 납품업체 업주들은 2억3,700만원을 벌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같은 혐의들이 사실로 밝혀지자 청주 흥덕 경찰서는 지난 5월 이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장의차와 납골당, 수육, 떡, 영정사진, 상례복, 꽃 등 장례식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용품에 대해 가격의 20∼50%를 리베이트로 주고받은 상조업체 직원과 장의용품 납품업자 75명을 입건했다. 이들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주고받은 돈은 3억2,100만원에 달했다. 상조업체 직원들은 장례식장에 시신을 안치해주고 시내 장례식장 5곳으로부터 한 차례에 10만∼20만원씩 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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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이같이 조화 재사용 등 장례업체 비리에 대한 특별단속을 지난 1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벌인 결과 286명을 검거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된 비리는 제단 음식과 조화 재활용이 가장 많았고 중국산 저가 수의를 국산으로 속여 고가에 팔거나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사례도 다수였다.

유형별 검거인원 및 범죄금액은 제단 조화, 음식 재사용(213명·68억원)이 가장 많았다. 장의용품 납품 관련 리베이트 수수(71명·5억원), 중국산 등 저가 수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2명·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단속은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활동의 하나로 관혼상제 등 일상생활에서의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 뽑는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경찰은 장례업체 비리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적발 실적이 우수한 경찰관에게는 포상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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