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증세 우체국직원 2명 사망… 감염자도 늘어탄저병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호흡기 탄저병의 '악령'이 미국 전역을 뒤덮고 있다.
톰 리지 조국 안보국장은 2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 의회에 배달된 탄저균 편지를 처리했던 워싱턴 우체국 직원 2명이 탄저병 유사 증세를 보인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사망자들과 같은 우체국에서 근무했던 2명의 다른 직원들도 치명적인 호흡기 탄저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백색가루 공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탄저병 감염자는 뉴욕 4명, 뉴저지 3명, 워싱턴과 플로리다주에서 각각 2명 등 모두 11명이다. 이 가운데 호흡기 탄저병 환자는 지난 5일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4명이다.
특히 호흡기 탄저병은 치사율이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브렌트우드 중앙우편처리소 직원들 2명 모두 호흡기의 이상증상을 보이다가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볼 때 호흡기 탄저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피부 탄저병은 사망할 확률이 낮을 뿐 아니라 항생제 치료가 효과를 거두고 있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실제로 뉴욕 NBC 앵커의 여비서의 경우 피부 탄저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항생제 치료 후 회복 단계에 접어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에 사망한 2명과 감염 사실이 확인된 2명이 모두 우체국 관련 직원이라는 점에서 미국 우편배송 종사자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브렌트우드 중앙우편처리센터는 민주당 상원지도자 톰 대슐 의원에게 우송된 탄저균 편지를 처리했던 곳으로 탄저균에 노출된 우체국 직원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존 포터 우정공사 총재는 이와 관련 "우체국 종사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포괄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터 총재는 생화학 테러의 위협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같은 이유로 우편 집배송을 중단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