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건설 종료 결정에 맞서 흑연감속로에 기초한 평화적 핵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상보에서 “우리에게는 미국의 핵 위협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될 때에 가서야 비로소 핵무기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신은 “부시 강경보수집단이 오늘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로는 우리에 대한 금융제재와 같은 놀음을 당장 철회하고 호상(상호) 존중, 평화공존의 성근한(성실한) 자세로 6자회담장에 나오는데 있다”며 “미국이 대조선 강경 압살정책에 계속 매달린다면 우리는 더욱 강도높은 초강경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표명은 최근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핵 문제가 아니라 불법경제활동, 인권문제 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핵 문제를 금융제재 등 우회적인 압박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 북한의 의도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통신은 이어 미국행정부의 일방적인 경수로 제공 파기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5만kW(50MW), 20만kW(200MW) 흑연감속로와 그 연관시설에 기초한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적극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는 모두 4기의 원자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보에서 언급된 50MW와 200MW는 각각 평안북도 영변과 태천에 위치한 것으로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 또 1965년 구 소련에서 연구용으로 도입된 원자로가 낡아 가동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