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다용도 포켓나이프 제조업체인 빅토리녹스가 경쟁사인 웽거를 인수했다.
26일 스위스 언론에 따르면 빅토리녹스는 웽거를 해체, 흡수하는 대신, 적절한 자본지원을 통해 그룹 내의 독립회사로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지속시킬 방침이다.
인수 금액이나 조건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빅토리녹스와 웽거가 합병한 것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항공업계가 승객들에게 포켓 나이프의 기내 반입을 불허하고 있는데다 아시아에서 유사한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조치로 보인다.
빅토리녹스측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웽거측은 피인수를 통해 사업의 존속이 보장됐다면서 자사로서는 최선의 해결책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다용도 포켓 나이프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군용칼)'와 '맥가이버 칼'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제품. 당초 군납용으로 생산됐다가 일반에게 판매되면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다용도 포켓나이프 생산업체들 가운데서는 빅토리녹스가 역사와 규모,브랜드 파워 등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그 다음이 웽거다. 빅토리녹스와 웽거의 판매량을 합하면 연간 2천570만개에 이른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