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과실 없이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비밀번호가 유출된 경우에도 고객이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는 카드사의 약관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카드 도용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 조모씨를 상대로 국민은행이 낸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제적 약자인 회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을 감안하면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신용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손해를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약관은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고객은 신용카드를 주의 깊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며 "신용카드 분실 및 비밀번호 유출에 있어 과실이 없다는 사실은 고객 자신이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술에 취해 지갑을 잃어버린 조씨는 다음날 아침 자신의 신용카드에서 700만여원이 인출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조씨는 "피해금액을 보상하라"며 은행을 상대로 강제집행 신청을 냈고 은행은 맞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