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난이었다" 경찰이 쏜 총에 20대 의경 사망…'살인 무죄'에 엄마는 오열했다 [오늘의 그날]

'구파발 총기사고' 가해자

살인죄 인정 안 돼

유족, 재수사 요구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38구경 리볼버 권총(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뉴스138구경 리볼버 권총(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뉴스1




10년 전 오늘인 2016년 1월 6일. 서울 은평구 구파발검문소에서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 의경을 숨지게 한 50대 박모 경위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이날 검찰은 의경에게 권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 경위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박 경위의 상고심에서 살인죄가 아닌 중과실치사죄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박 경위는 2015년 8월 구파발 검문소 생활실에서 실탄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가 박모 상경에게 실탄을 발사했고, 박 상경은 결국 숨졌다. 당시 박 경위는 검문소 생활실에서 박 상경 등 의경 3명이 빵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나만 빼고 너희들만 먹느냐, 다 없애버리겠다"며 안전장치(고무파킹)를 제거한 후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향해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위는 “방아쇠를 당길 때 탄창이 장전되지 않은 칸이었다고 믿고 실탄은 물론 공포탄도 발사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장난을 치다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은평경찰서는 범행동기가 없고, 평소의 유대관계와 범행 직후 박 경위의 행동, 다른 대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박 경위를 기소했지만 법원은 중과실치사만 인정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구파발 검문소. 뉴스1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구파발 검문소. 뉴스1


◇살인죄 배제, 징역 6년 = 1심 재판부는 "정상적으로 장전된 권총의 경우는 첫 격발은 공포탄이고 두번째 탄부터 실탄이 나가도록 돼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첫 격발부터 실탄이 나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고의로 실탄으로 장전해 격발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다른 의경 등에게 3회에 걸쳐 총기를 겨누어 협박하고, 총기관리에 관한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행사한 점은 유죄로 인정한다"며 박씨에게 중과실치사죄를 적용,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원심과 같이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의 진술 및 관련자 진술, 심리검사 결과 등에 비춰보면 당시 박씨가 일부 적대감을 표하긴 했지만 살인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며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시 재판부가 박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피해자 박 상경의 어머니는 울음을 쏟아냈다. 2016년 11월 대법원도 박 경위에 대해 살인죄가 아닌 중과실치사죄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구파발 총기사고' 유족. 연합뉴스‘구파발 총기사고' 유족. 연합뉴스


이후 2017년 10월 박 상경의 유족은 해당 사건에 대해 ‘축소 수사’가 이뤄졌다며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유족은 “가해자가 아들의 가슴을 정조준해 고의로 방아쇠를 당겼음에도 당시 은평경찰서는 살인죄가 아닌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축소·은폐 수사했다”며 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청은 이 사건의 재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별다른 소식은 없었다.

한편 경찰은 법원의 판단에 의해 이 사건을 '구파발 총기 오발 사고'로 지칭해왔으나, '오발'이라는 단어를 빼고 '구파발 총기사고'로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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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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