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은 13일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유구무언의 송구한 심정" 이라며 "모든 책임은 제가 다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 사퇴서를 제출한 데 이어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해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변명하거나 회피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 때문이라고 강조한 박 의장은 특히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미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박 의장은“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당시 저의 일을 도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 이라며 "욕심이나 정치적 야망 없이 오로지 우정에서 비롯된 그런 일들 때문에 장래가 막히는 참담한 이런 상황이 돼 제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특히 김 전 정무수석은 정말 저 때문인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희생을 통해 우리 정치가 과거의 나쁜 유산을 극복하고 한층 발전하는 큰 계기를 마련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진로에 대해선 "국민과 국가만을 따르는 순민의 길을 묵묵히 걷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