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고용시장 회복은 中企의 힘"

올 실업률은 기대와 달리 8%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br>손성원 교수 본지 인터뷰 <br>연말 주택가격 상승세 전환, 美 성장률은 2.5% 예상<br>유럽서 큰 문제 돌출 없다면 3차 양적완화는 없을것


손성원(67ㆍ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중소기업들의 일자리 확대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 고용회복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용시장 유입 인구 증가로 기대와 달리 올해 말 실업률은 8.2%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예측 정확도 평가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날카로운 분석력을 보여주고 있다. 손 교수는 18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위기가 전이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꺼졌던 경기가 순환 사이클상 상승세로 돌아섰고 미 정부의 구제금융ㆍ세제혜택 등 각종 경기부양 조치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초저금리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올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유럽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FRB가 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고용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small and medium enterprise)들이 현재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지만 추가적인 수요확대를 예상하고 고용에 나서고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이 많이 회복됐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나온 고용통계에서 지난달 24만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고 실업률은 8.3%로 3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34만8,000건으로 4년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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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교수는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산업과 주택시장의 회복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의 평균 사용연수가 11년이 될 정도로 노후화돼 있어 신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에서 고용증가 추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도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그동안 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은 것은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지금은 가격은 떨어지지 않은 채 거래가 늘고 있는 상태이며 올해 말쯤에는 본격적인 가격상승이 예상돼 주택시장 침체가 더 이상 경기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과 연관산업은 미국 전체 일자리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고용효과가 크다.

손 교수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보다는 다소 높고 FRB의 예상치(2.2~2.7%)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손 교수는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구직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고용시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급격한 실업률 하락 추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손 교수는 돋보이는 경제예측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표에만 의존하지 않고 산업현장의 정보를 직접 얻고 있는 점과 글로벌한 관점에서 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즉 자동차 판매 실적을 살펴보는 것과 더불어 디트로이트의 생산현장과 접촉하면 앞으로의 일들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년 전에는 미국 경제만 보면 됐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해의 경우만 하더라도 일본의 쓰나미, 중동 문제 등이 미국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경제예측에서 글로벌 변수들을 더욱 면밀히 챙겨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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