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매력 있는 이유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분명히 연습장에서는 빨래 줄 같은 타구를 자랑했는데 필드에 나서면 볼이 지면을 타고 굴러다닐 뿐 도대체 떠오르지 않거나 퍼트 하나만 그대로 홀인됐다면 소원하던 80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는데 볼이 홀 바로 앞서 서버린다든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골퍼들의 속을 태운다. 이럴 때 골퍼들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가뜩이나 볼이 안 떠서 고민인데 하필 볼이 떨어진 곳이 맨땅일 때 바로 옆의 소복한 잔디 위에 볼이 있다면 잘 띄울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든다. ‘볼을 한 바퀴만 굴려놓으면 좋을 텐데…’하는 생각은 끊임없이 골퍼를 괴롭힌다.
라이(볼 놓인 위치)를 내 마음대로 할 수만 있다면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그러나 양심이 있는 골퍼라면 누가 보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쫓겨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내기 십상이다. 누가 보지 않았더라도 이런 행동은 골프의 기본 매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스윙도 마찬가지. 볼이 잘 맞지 않는다고 라운드 도중 남이 샷을 하건 말건, 자신의 차례가 되든 말든 스윙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골퍼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필드에서 아무리 스윙을 만들려고 해봐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기다리는 동반자들 짜증나고 괜히 돌멩이나 솔방울 등을 잘못 쳐서 옆에 서 있던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볼이 놓이는 자리든, 스윙이든 억지로 만들어서 하려고 하면 안된다. 있는 그대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바로 골프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