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최고 권위 대회인 US아마추어 골프챔피언십에서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허리수술을 받은 지 15개월밖에 안 된 아마추어 세계랭킹 776위의 반란에 미국 골프계가 흥분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의 양건(21)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존스크리크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 하일랜즈코스(파71·7,490야드)에서 열린 제114회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소식을 전해왔다. 36홀 매치플레이로 벌인 결승에서 양건은 23번째 홀까지 코리 코너스(22·캐나다)와 올 스퀘어(AS·동점)로 맞서다 24·25번째 홀을 내리 이겨 승기를 잡았다. 결과는 한 홀 남기고 두 홀 차 승리. 한국 선수가 이 대회를 제패하기는 지난 2009년 안병훈(23) 이후 두 번째다. 2008년에는 뉴질랜드 동포인 대니 리(24)가 우승했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미국), 필 미컬슨(미국) 등을 우승자로 배출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의 무대다.
평창 출생으로 서울 오륜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간 양건은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에 재학하고 있다. 대학 진학 뒤 대회 출전은 4개가 전부. 지난해 5월에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아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위기도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내년 마스터스와 US 오픈, 브리티시 오픈 출전권을 얻은 양건은 "나는 좀 미친 것 같다"며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