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중 모친상을 당한 자이툰사단 부대원이 부대원들로부터 받은 조의금 전액을 이라크의 불우 어린이들에게 쾌척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자이툰부대 11민사여단 111대대의 김인구 상사(32).
김 상사는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사상태인 어머니를 뒤로 하고 지난 6월13일 평화재건 임무를 위해 6개월간의 일정으로 이라크 아르빌로 파견됐다.
그러나 파병길에 오른 지 채 보름도 안된 그 달 26일 김 상사는 머나먼 이국 땅에서 어머니가 끝내 운명을 달리했다는 비보를 접해야만 했다.
2년 전 부친이 돌아가실 때도 부대 훈련 때문에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던 김 상사로서는 또 다시 어머니 임종은 물론 빈소도 지켜 드리지 못한다는 현실에 영정 사진만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한 번도 찡그리지 않았던 김 상사였지만, 그의 옆에는 작년 국방장관으로부터 효부상까지 받은 부인 김은경(33)씨가 항상 같이 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부대원들은 부대에 빈소를 마련해 3일장을 함께 치렀으며,조의금 미화 2천100달러를 김 상사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김 상사는 22일 6개월간의 민사작전을 총결산하는 행사인 `한-쿠르드 우정의 밤' 행사에서 이라크의 불우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며 조의금 전액을 선뜻 내놓아 주변을 또 다시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돈을 내놓으면서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김 상사는 "상심을 극복할수 있게해 준 전우들의 정성이 담긴 마음이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전달돼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