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2년 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이런 언급은 사실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사람들이 너무 일찍 서두르는 감이 있는데 적어도 올해는 누구든 이명박 정부의 성공에 올인하는 게 가장 훌륭한 대선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개헌 추진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도 개헌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 않느냐"며 "기회가 오면 (박 전 대표를) 한 번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갔다 와서 몇번 타진했는데 별 대답이 안왔다"며 "국회의원 누구나 만나는 것이 특임장관 임무니까 개헌을 두고라도 기회가 오면 만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트위터에서 개헌을 위해 맞설 상대로 표현한 '골리앗'이 박 전 대표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성경에 골리앗 장군이 여자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에둘러 답했다. 다만 "개헌을 추진하는 사람이 다윗의 형국에 놓여 있고 개헌을 반대하는 장벽이 골리앗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친박근혜에서는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친박 진영에서는 '확전'을 피하려고 겉으로는 애써 무시하는 기류가 강하지만 기저에는 강한 불쾌감이 감지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해당하는 사항이 없지 않느냐"며 "특별하게 할 말이 없다"고만 전했다.
그러나 영남권의 한 친박 의원은 "무례한 말"이라며 "특임장관으로서 정국 경색을 타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개헌에만 얽매여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할 말만 하려거든 차라리 장관직 사표를 내고 정당으로 돌아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