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은행원이 4천900만원이 든 지갑을 주운 뒤주인을 찾아 돌려 준 일이 알려져 추석을 앞두고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기업은행 업무지원센터에 근무하는 간병남(54) 과장.
안양에 사는 간 과장은 지난 9일 새벽 출근에 앞서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사는동생집을 찾아가던 중 주택가에서 여성용 장지갑을 주웠다.
지갑에는 4천500만원짜리 수표 1장과 100만원짜리 수표 4장, 10만원짜리 수표 3장 등 모두 4천930만원이 들어 있었으며 신분증과 함께 누구의 연락처인지는 모르지만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있었다.
무조건 주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한 간 과장은 메모지의 번호로 전화를 했고 상대방으로부터 신분증의 주인공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간 과장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지갑을 습득해 가지고 있으니 꼭연락해 달라는 부탁을 했으며 오전 7시께 지갑의 주인과 통화를 했다.
30대 초반의 지갑 주인은 대성통곡을 하면서 간 과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거듭한뒤 오후 1시께 기업은행 본점에서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여성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전날 밤 전세금을 돌려받았으며 하룻밤을 지낼 의정부로 가는 길에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
밤새 남편에게 지갑 분실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낸 이 여성은각박한 서울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낙향하게 됐지만 서울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너무나 고마움을 느낀 하루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간 과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괜히 너무 많이 알려진 것 같다"면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줬다는 일이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