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은 총 257척을 운영 중인 세계 5위의 부정기 전문 선사다. 특히 국내 최대의 벌크선 업체로 전략물자 대부분을 운송하고 있어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국내 해운사 중 가장 견실한 편이다. 지난 10여년간 법정관리에 묶여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매출 2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3,400억원을 올렸다. 최근 STX조선과 STX엔진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STX팬오션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늘어나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STX팬오션의 전신은 범양상선으로 지난 66년 유조선 5척을 도입, 원양 유류 운송사업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70년 대 초 정부의 ‘해운산업 육성방안’이 추진되면서 부정기 부문 대단위 해운회사로 지정되며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80년대 초 해운산업 불황에다 정부의 ‘해운산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국내 6개 부실 해운사를 인수하면서 부실채무가 과도하게 발생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더구나 87년 창업주인 박건석 회장이 외화도피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투신자살하면서 은행관리에 들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92년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오다 지난해 STX그룹이 지분 67%를 4,151억원에 인수하면서 17년 만에 새 주인을 맞았다. 이후 해운 호황과 함께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