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아제약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시하는 가운데 운용사별로 표 방향이 엇갈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KB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오는 29일 열리는 주총 의안 중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측이 주주제안한 제2호 이사선임 및 제3호 감사선임 안건에 대해 ‘중립’ 표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동아제약 지분 1.56%(15만3,486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에 대한 KB자산운용의 의결권은 ‘그림자투표(shadow votingㆍ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대로 투표수를 분할하는 방식)’로 이뤄질 예정이다.
KB자산운용 측은 “경영권 분쟁까지 갈 만한 사안인지가 의문이며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운용사의 입장에서 판단한 결과 양측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동아제약 지분 0.01%(1,000주)를 보유한 마이애셋자산운용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 의안 등 5개 안건 모두에 대해 그림자투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0.191%(1만8,827주)를 보유한 한화투신운용은 2호ㆍ3호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져 강신호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준기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내부 회의 결과 동아제약의 최근 경영상황을 봤을 때 지분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이 경영활동 및 주주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경영을 맡는 쪽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지분인 8.42%를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직 의결권 행사 공시를 하지 않았으나 ‘중립’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공모펀드가 기업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월권행위”라면서 중립적인 의결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운용사들은 주주총회 5일 전인 23일까지 의결권 행사 공시를 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도 4.03%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측을 지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사전 공시가 아닌 사후 의결권 행사 공시를 하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