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철수 해명 시간 끌 일 아니다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사임한 직후 그가 대표로 있던 안철수연구소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해당 은행이 주관한 로또복권 관련사업을 수주한 사실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원장 행적 캐기가 벌어지면서 그가 그동안 여러모로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분식회계로 구속됐던 최태원 SK 회장 구명운동, 재벌 2~3세들과 인터넷은행 설립추진 등이 대표적인 논란거리다.


안 원장은 현재로서는 대선후보가 아니다. 후보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을 뿐이다. 정치인도 아니고 그저 대학교수 신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민들 중에 안 원장을 그저 순수한 민간인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안 원장이 최소한 현재까지는 사실상의 대선행보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대담집 출간과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그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기존의 어떤 대선후보보다 높아졌다. 현재로서는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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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안 원장은 잇따른 의혹제기와 논란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해명할 것이 있다면 당당하게 밝힐 생각"이라고 원론적 수준에서 뜸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 구명 논란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취재진의 요청에 마지 못해 던지는 이런 수준의 한두 마디가 아님은 물론이다.

기성 정치권의 대선후보들은 이미 경선에 돌입해 당 안팎으로부터 도덕성은 물론 국가를 이끌 비전과 정책공약에 대해 혹독한 검증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안 원장은 장외에 있다는 것만으로 여러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 그래서 정치인 뺨치는 고도의 전술이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안 원장이 만약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간의 상황과 관련해 처음부터 불공정 게임이었다는 도덕적 지탄을 받아야 한다. 대선에 나서지 않더라도 안 원장은 이미 국민들 사이에 영향력 있는 공인이 됐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안 원장은 이미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의무가 생겼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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