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배열 98.7% 인간과 일치 "생물학적 동일種"…22번 염색체서 면역질환 유전자 발견등 큰 성과
 | | ‘What make these difference?’ 인간과 가장 비슷한 침팬지 염색체 분석을 통해 면역질환 치료약 개발과 인류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침팬지 게놈 프로젝트를 다룬 네이처지 5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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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What make these difference?’ 인간과 가장 비슷한 침팬지 염색체 분석을 통해 면역질환 치료약 개발과 인류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침팬지 게놈 프로젝트를 다룬 네이처지 5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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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What make these difference?’ 인간과 가장 비슷한 침팬지 염색체 분석을 통해 면역질환 치료약 개발과 인류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침팬지 게놈 프로젝트를 다룬 네이처지 5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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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머리는 크고 몸은 허약한 형태일까. 또 인간을 괴롭히는 치매, 에이즈 등 각종 면역성 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한국을 비롯 일본, 중국 등 5개국 8개 연구팀이 진행중인 ‘침팬지 유전체 국제컨소시엄’이 그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침팬지 염색체 분석을 하고 있다.
침팬지는 아이큐가 70~80으로 4~5살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지닌 동물로 현존하는 종(種) 가운데 인간과 가장 가까운 이웃사촌으로 꼽히고 있다. 침팬지 연구는 거꾸로 인간을 연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種) 분석의 기본은 생물의 최소 단위인 염색체를 탐구하는 것. 침팬지는 총 24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침팬지 유전체 국제컨소시엄은 24쌍 염색체 가운데 22번, Y 염색체 등 2쌍만을 해독했다. 이는 전 세계 침팬지 분석에 있어 유일무이한 성과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가 전하는 침팬지와 인간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본다.
▦ 생물학적으로 침팬지와 인간은 한 몸
DNA가 모여 염색체를 구성한다. DNA는 당, 인산, 염기 등의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염기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가 담겨져 있다. 염기배열이 같다는 것은 생물학적 기능이 동일하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결과 침팬지의 염기 배열 순서가 98.7% 인간과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침팬지와 인간은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동일 종(種)이라는 점이다. 침팬지와 인간이 근친 관계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 1.3%가 다른 데 그 중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영역은 0.8%로 추정됐다. 0.8%의 차이가 침팬지와 인간을 서로 다른 모습으로 만든 셈이다.
DNA가 모여 구성된 염색체는 인간이 46개(23쌍), 침팬지는 48개(24쌍). 침팬지가 1쌍이 더 많다. 진화 과정에서 침팬지의 12번과 13번 염색체가 융합돼 인간의 2번 염색체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침팬지도 면역질환 유전자 보유.. 병은 안 걸려
총 24쌍의 염색체 가운데 연구팀이 첫 분석한 대상은 22번이다. 침팬지 염색체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은 데다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동일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21번 염색체는 다운증후군, 치매, 백혈병 등 20개 이상의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석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침팬지와 인간은 140여종의 질병을 공유하고 있다. 단 침팬지는 에이즈, 치매 등 면역질환에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22번 염색체에서 면역질환 유전자가 발견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면역질환 유전자 구조가 침팬지와 인간이 다르다는 점. 면역질환 감염 여부는 이 같은 유전자 구조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찾아냈다.
▦ 전이 유전자가 Y 염색체 퇴화 주도
22번 염색체에 이어 연구팀은 Y 염색체를 해독하고, 인간의 그것과 비교했다. 남성의 성을 결정하는 Y 염색체는 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태고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분석 결과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의 조상에서 분류된 시기가 500만~600만년 전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아울러 인간의 Y 염색체에는 침팬지에서 볼 수 없는 ‘CD24L4’라는 단백질 유전자를 찾아냈다. 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Y 염색체 크기가 침팬지의 경우 인간 보다 훨씬 작았다. 또 침팬지 Y 염색체는 빠르게 퇴화된 반면 인간의 Y 염색체는 다양하게 변화했다. 이는 인간과 침팬지의 사회적 차이를 설명해 주는 단서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 결과 침팬지 Y 염색체 퇴화를 ‘전이 유전자(일종의 바이러스)’가 만들어 냈다는 것도 발견해 냈다.
전이 염색체가 침팬지 Y 염색체 퇴화에 어떻게, 어떤 속도로 영향을 미쳤는 지는 분석중. 이것이 드러나면 퇴화가 진행중인 인간의 Y 염색체의 미래를 엿 볼 수 있다.
▦ 난치병 치료약 개발과 인류의 비밀은 언제
박홍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난치병 치료약 개발과 인류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는 침팬지의 모든 염색체 해독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것이 마무리 돼야 인간은 왜 인간이고, 각종 질병 치료에도 획기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석한 자료는 극히 일부의 정보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현재 각국에서 각기 다른 침팬지 염색체 해독에 주력하고 있어 머지 않은 시기에 이 같은 비밀의 문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은 침팬지와 달리 환경변화에 그 어느 종(種) 보다 빠른 속도로 적응해 왔다는 점이다.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모습이 우리 미래의 자화상 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