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가 14일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대권주자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조짐이다.
손학규 지사의 ‘2006년 경기지사직 불출마’와 ‘나라를 위해 할 일을 피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누가 봐도 대권 도전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손 지사는 이날 발언 직후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박근혜 대표를 만나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대책마련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가적 대의를 위해 행정도시법을 수용하지만 수도권 반발이 예상보다 심각한 만큼 당이 체계적인 수도권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당내 대권주자 ‘빅3’로 불려지는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과 차별화된 노선을 걷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행정도시법 통과에 따른 후폭풍을 맞으면서 당 내분사태가 빚어지는 등 지도력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위기’에 처한 박 대표를 측면 지원하면서 당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행정도시법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시장은 행정도시법 국회통과에 대해 “한나라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