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해제 대상에 끼지 못한 한국거래소는 그 동안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기본적인 민영화조차 이루지 못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과는 달리 한국거래소는 그 동안 공공기관 해제에 필요한 여러 조건들을 충족시켰음에도 공공기관으로 계속 묶이게 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힘의 논리’에 의한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 측 고위 관계자는 “외형적으로 독점이라는 측면에서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가 포함된 자본시장법 통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정부 당국의 입장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민영화가 이뤄지지 않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우선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는 측면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래소 내부에서는 공공기관별 평가가 아닌 특정인의 힘으로 공공기관 해제 여부가 결정됐다는 말 마저 돌고 있다”며 “지정될 당시에도 다소 석연치 않았지만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마저 좋지 않게 나와 내부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공공기관 평가에서도 상위 등급에 포함되는 등 그 동안의 내부 노력으로 이전의 한국거래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며 “반면 결과적 측면에서 공공기관으로 그대로 묶여 있어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돼 내부에서 허탈한 감정을 드러내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