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10년 전 증거를 이유로 3,00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물게 된 것은 굉장히 아픈 일입니다.”
박종웅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정유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결정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정유 4사를 회원사로 둔 협회 대표로서 사실상 공정위의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박 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정위는 10년 전 정유사 영업사원들이 모여 담합을 했다는 증거를 토대로 판결을 내렸다”며 공정위가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공정위는 지난 10월 원적지 관리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3사에 총 2,5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정유사들은 담합 사실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기름값 인하를 둘러싸고 정유사들을 압박해온 정부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그는 “요즘 정유사 대표들이 모이면 정부 정책 등 여러모로 올해만큼 힘들었던 때가 없었다고들 얘기한다”며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다는 뜻에서 사회공헌기금도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알뜰주유소에 대해선 “결국 가격문제인데 협회가 잘못 관여했다가는 담합 의혹으로 정유사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