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정기인사에 앞서 전략기획 조직을 정비하며 그룹 미래성장 준비에 적극 나선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이끌었던 하종선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은 그룹 전략기획본부를 전략기획1본부와 전략기획2본부 등 2개 본부로 확대한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1본부는 인사ㆍ법무ㆍ대외전략 등을 담당하고 2본부는 재무ㆍ미래성장ㆍ경영관리 등을 맡게 된다.
전략기획1본부장은 이백훈 전략기획본부 전무가 담당한다. 전략기획2본부장은 이남용 솔로몬투자증권 부회장을 전무로 신규 영입했다. 현대그룹은 "기존 계열사를 전담하는 식의 조직에서 전략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한 기능 중심 조직으로 바꾼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그룹 상근부회장이 되는 하 사장은 현대건설 인수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선으로 후퇴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수합병(M&A) 전문변호사이자 전략ㆍ기획통으로 지난 2008년 현대그룹에 영입된 하 사장은 그동안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사업조정, M&A 등을 총괄해왔다. 하 사장은 그러나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이후 인수전이 무위로 돌아가며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하 사장은 재무구조 안정, 안정성장 기반 구축 등 그룹 전반에 걸쳐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것이 승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