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물가당국 두 얼굴… 국내업체 몰아치고] KT&G, 울며 겨자먹기로 담뱃값 동결

외국계 기업들이 줄줄이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국산 담배 제조사인 KT&G는 담배가격을 당분간 동결하기로 했다. 외산 담배의 점유율이 올라가는 가운데 담배사업의 이익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물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KT&G는 8일 "물가와 서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및 소비자 부담을 가장 먼저 감안해 현재로서는 제품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T&G는 외국산 잎담배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국산 잎담배를 원료로 삼기 때문에 제조원가 인상압력에 직면해왔지만 담뱃값 인상 대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부담을 덜어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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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외국계 담배업체들은 일제히 담뱃값 인상 행보를 보여왔다. 필립모리스는 오는 10일 자사 제품 중 라크ㆍ말보로ㆍ파알리아먼트의 가격을 200원(2,500원→2,700원), 버지니아슬림의 가격을 100원(2,800원→2,900원) 인상할 예정이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 역시 각각 던힐과 켄트 등의 판매가격을 지난해 4~5월 중 200원씩 올렸다.

이들 외국계 담배업체들은 상당액의 배당금과 로열티를 본사로 송금하는 등 수익을 내면서도 국내 물가안정에는 협조하지 않고 있어 눈총을 사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산 담배와 외국계 담배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가중치 비율은 각각 0.5%와 0.35%다. 특히 필립모리스가 10일 가격인상을 단행할 경우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1% 올리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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