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라트비아發 금융위기 재점화 우려

국채입찰 또 실패… 라트화 평가절하 가능성 커져

유럽 경제의'화약고'라트비아발(發) 금융 위기가 재점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라트비아가 국채 입찰에 또 다시 실패하면서 라트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트비아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800만 라트(166억달러) 규모의 6개월물 국채에 대해 입찰을 실시했지만 단 한 건의 응찰도 없었다고 밝혔다. 국채 발행이 실패로 돌아가자 재정적자 축소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라트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고조됐다. 지난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75억 유로(약 11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라트비아는 재정 안정을 위해 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특히 라트비아에 1,380억 로나(196억2,000만달러) 이상을 대출해 준 스웨덴 금융권이 입을 타격이 우려되면서 크로나화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크로나화 환율은 한 때 10.3670크로나까지 갔다가 10.3231크로나로 떨어졌다. 헝가리 포린트화와 폴란드 즐로티화 등 불똥이 튈까 걱정되는 동유럽 이머징 국가 통화 가치도 급락했고, 터키 리라화, 체코 코루나화 등도 흔들렸다. 시장의 라트화 평가절하 관측에 대해 라트비아 정부는 일단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채 입찰이 실패한 상황에서 라트비아가 평가절하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라트비아 정부가 이날 모기지 대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상환액의 상한선 설정 정책을 발표하면서 평가절하는 시간문제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즉 유로화에 연동돼 있는 라트화가 평가절하되더라도 모기지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크게 증가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닐 셰링 애널리스트는 "실제보다 라트화 가치가 높게 평가돼 있다"면서 "현재의 환율을 유지하면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지만 평가절하를 하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회복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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