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비리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조사부는 14일 1996년 12월부터 올 7월까지 그룹 총수를 역임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회장을 진정인 겸 피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검찰에 출두한 박 전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은 채 8층 조사부 검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그룹 회장으로서 1995~2001년 두산산업개발(옛 두산건설)이 2천800억원대 분식회계를 하는데 관여했는지, 분식사실을 보고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묻고있다.
검찰은 또 두산산업개발이 1999~2004년 비자금을 조성, 총수일가의 은행이자 138억원을 대납하는데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에 앞서 두산그룹 전략기획본부 임원들을 상대로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및 이자대납을 그룹 차원에서 기획했는지를 조사했으며, 그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박 전 회장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그간 수사결과를 토대로 박 전 회장이 올 7월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에 담긴 박용성 그룹 회장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입증할 근거가 있는지물어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고발한 내용 중 박 전 회장이 그룹 회장 재직시절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다 확인할 것이기에 조사할 내용이 많다. 조사종료후 일단은 귀가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주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과 박용성 회장을 잇달아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그룹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사용처를 수사하기 위해 이들에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