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골다공증 측정기로 1만 6,000명·6만여건 진단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엉터리 골다공증측정기가 의료기관에 공급돼 1만6,000명의 환자가 진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향숙 의원(열린우리당)은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H사가 골다공증 진단이 쉽게 나오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한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제조, 지난 2003년 3월 판매허가를 받아 시중 238개 의료기관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에 따르면 이 기기로 진단받은 환자는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14개월간 모두 1만6,343만명이었으며 진료건수도 6만5,092건에 달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 기기의 문제점을 지난해 12월에서야 파악했으며 올 2월 의료기기위원회를 개최해 사용중지 처분과 함께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 대한 전원 재검사를 결정했다.
특히 식약청은 이 기기를 유통시킨 H사에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았으며 이미 사용되고 있는 기기의 경우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한 뒤 의료기관에서 계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고 의원은 “결국 책임을 져야 할 제조업자와 관리해야 할 식약청은 빠져버린 채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환자들만 피해를 봤다”면서 “진단용 의료기기에 대한 사후 관리방안이 필요하며 특히 초음파진단기의 경우 명확한 지침이 없는 상태여서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5/09/26 1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