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프앤] 글로벌 아웃도어 '머렐', "신발, 더 편안하게" 끊임없이 한계 도전… 본질서 답을 찾다

신발 장인 랜디 머렐의 정신 34년전 론칭후 계속 지켜와

100% 수작업으로 부츠를 제작하고 있는 랜디 머렐(1981년)
머렐의 멀티스포츠 신발의 시초가 된 이글 부츠 출시(1985년)
백패커 매거진에서 베스트 하이커로 선정(1988년)
머렐 신발에 이탈리아 브랜드 '비브람'의 고기능성 아웃솔 적용(1995년)
★[머렐 사진자료] 다운재킷_김우빈 착용컷
머렐 폴라랜드 구스다운
[머렐 사진자료] 머렐 트레킹화 카프라(2)
머렐 트레킹화 카프라


도시 평균해발이 1,860m에 달하는 고산지대인 미국의 유타주는 로키산맥의 중남부를 이루는 워새치 산맥과 콜로라도 고원 등으로 둘러싸여 험난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최고봉인 킹스피크는 해발 4,126m로 만년설이 덮여 있을 정도. 그야말로 인간의 접근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극한의 구역인 셈이다.

이곳에서 불과 34년 전인 1981년, 수억년에 걸쳐 형성된 험준한 땅을 인간이 자유롭게 누비기 위한 도전이 시작됐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이 땅과 유일하게 맞닿는 발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발로인 것이다.

당시 신발 장인인 '랜디 머렐'은 '타협 불가(No Compromise)'라는 원칙으로 기능성의 한계에 도전하며 신발을 만들어 나갔다. 100% 수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편안한 신발을 만들려던 랜디 머렐의 노력. 이것이 최근 10년간 전 세계 아웃도어 신발 판매 1위라는 기록을 써가고 있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의 시초였다.

◇론칭 20년만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웃도어로=랜디 머렐이 제작한 신발은 유명 아웃도어 매거진 '백패커' 등 각종 매거진으로부터 가장 편안하고 기능성이 뛰어난 신발로 뽑힐 만큼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30여년 전에 개발된 초기 제조 기술이 현재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기술력을 자랑했던 것.

이후 머렐은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판매망을 넓혀갔다. 1997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신발 브랜드 울버린에 인수되면서 기술력에 스타일까지 더해진 제품으로 발전했다.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은 2001년. 머렐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400만켤레 이상 판매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연속 아웃도어 신발 부문 세계 판매 1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최근에도 머렐의 성장은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아웃도어 전문지 컴패스에 따르면 머렐의 전 세계 신발 판매액은 2012년 6억7,300만달러에서 2013년 6억9,900만달러로 뛰었고, 2014년에는 7억2,600만달러(한화 7,645억원)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성 한계에 도전…본질에서 답을 찾다=머렐이 20여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수백년 역사의 아웃도어 업체들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본질에 대한 끝없는 물음'이었다. "어떻게 하면 발을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을 갖고 끊임없이 기능성의 한계에 도전한 게 성공의 핵심동력이었다.

현재 머렐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기술만 총 30여 개. 런던·몬트리올·포틀랜드·그랜드 래피즈·홍콩·주하이에 디자인·개발센터를 보유하고, 신발 개발 및 디자인 담당 전문가만 60여명 이상 활동한 결과다.

지난 3월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동시 론칭한 하이킹화 '카프라'의 경우 머렐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 상품이다. 절벽에서 생활하는 산양을 모티브로 개발한 카프라는 탁월한 접지력과 착화감을 구현해 냈다. '메가 그립' 기술을 적용, 화강암이 많은 지형에 최적화된 밑창을 갖췄고, 이중 충격 흡수 시스템으로 런닝화와 같은 쿠셔닝을 준다. 양말을 신은듯한 편안한 착화감은 물론 초경량 소재와 방수·투습·방풍·향균 및 향취 기능까지 적용됐다.

◇아웃도어 레드오션인 국내에서도 성공=국내에서는 ㈜화승이 2007년부터 머렐 제품의 수입 및 라이선스 상품의 판매와 마케팅을 맡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머렐의 매출액은 2012년 550억원에서 2014년 1,200억원으로 뛰었다. 매장수 역시 같은 기간 129개에서 190개로 50% 가까이 늘었다.

의류의 경우 국내 디자이너가 100% 디자인 작업을 진행, 글로벌 브랜드의 기술력과 아시아인의 체형을 고려한 만족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0년 미국 본사로부터 국내 생산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인정받아 아시아뿐만 아니라 남미 지역까지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 머렐은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라인인 '정글목'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라이프스타일 라인의 비중을 55%까지 넓혔다. 지난달 초엔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을 리뉴얼해 기존 매장과는 달리 등산, 백패킹&하이킹, 캐주얼 섹션으로 나눠 고객의 취향과 편의성을 배려했다는 평가다.

'머렐을 경험하라(Experience MERRELL)'라는 슬로건으로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시즌 이슈, 신제품 출시 등 주제에 맞는 사진을 머렐스타그램 해쉬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는 이벤트를 매달 진행하고 있으며 블로그 덧글, 공감하기 이벤트로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머렐이 국내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국내 소비자만을 위한 주문자 특별생산 방식이었다"며 "모든 국가에 공통 적용되는 글로벌 표준을 따르면서도 한국인 특색을 적극 반영한 점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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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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