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 지역에서 주민들이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옆을 걸어가고 있다. /알레포=AFP연합뉴스시리아 휴전협상을 논의하던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단한다”면서 “이는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 민간인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휴전 재개 및 인도적 구호물자 지원에 관한 지난달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협상 중단의 책임을 러시아 탓으로 돌렸다.
미 국무부는 향후 양국 공동지휘사령부 창설 시 투입하기 위해 파견했던 인력도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알레포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모두의 인내심이 다해 간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 같은 발표에 크게 반발하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알레포 인근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협의의 핵심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실패해놓고 이제 와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지난 며칠 간 러시아는 휴전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미국은 왜 테러리스트와 온건반군을 구분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협상 중단 선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의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 협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뒤 몇 시간 후에 나왔다.
시리아 내전의 중심지인 알레포의 주민들은 지난달 12일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임시휴전 개시로 잠시 평화를 누렸지만 미국 주도 연합군의 시리아 육군 기지 오폭으로 시리아 정부·러시아군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휴전 협상은 사실상 종료됐다. 이후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탈환을 위해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