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여부가 서울중앙지법 한정석(40·연수원 31기) 영장전담 판사에 의해 결정나게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319호 법정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아울러 특검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 부회장과 함께 영장을 청구한 박상진 대외협력담당 사장(64)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함께 맡는다.
한정석 판사는 이미 ‘국정 농단’ 사태 진행과정에서 유명세를 탔다. 우선 지난해 11월 최순실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한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공개했다.
반면 지난 달 25일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청구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 판사는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입학 전형과 학사 관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화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사법연수원 31기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군 법무관을 거쳐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법과 대구지법 김천지원 등을 거쳐 다시 서울중앙지법에 근무 중이다. 한 판사는 2월 정기인사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부장판사로 승진해 제주지방법원으로 옮겨간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판사는 조용하고 성실한 스타일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기 중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편임에도 영장 전담을 맡을 정도로 법원 내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중 한 판사는 가장 나이가 어리다.
구속 필요성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사이에 적절한 균형 감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감안하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도 특검이 영장청구 기각 이후 3주간 ‘얼마나 혐의를 입증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전망이다.
실제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과 ‘스폰서·수사무마’ 김형준 부장검사 등에게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과 정부를 상대로 200억원대 세금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혐의를 받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의 영장 심사에서는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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