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쌍두마차 격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영국 정부 안팎에서 확산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연기에 대해 명확한 이유와 계획을 제시하라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EU는 영국 정부가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야만 브렉시트 시한 연기에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새로운 선택지들을 제시해야 그 요구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영국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명확한 관점 없이는 시한 연기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영국이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면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질서정연한 해법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오는 3월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려면 이를 EU에 공식 요구하고 27개 회원국이 받아들여야 한다. 메이 총리는 지난 26일 하원에 출석해 브렉시트를 연기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한 뒤 다음달 12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제2 승인투표가 부결되면 차례로 ‘노딜’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투표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영국 하원은 27일 오후 표결에서 메이 총리의 이 같은 3단계 투표계획을 지지하는 한편 영국을 영구히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킨다는 제1야당인 노동당의 수정안을 부결했다. 이에 따라 노동당은 앞으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추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