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홍남기 또 금리인하 압박에...한은 "금통위 앞두고 부적절”

"금통위원 압박, 인하 기대감 높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한국은행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홍 부총리의 발언이 자칫 금통위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거나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일 수 있어서다.


홍 부총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러 가지 경제여건이 변화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변화한 여건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리 문제는 독립성 때문에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폴리시믹스(정책 조합)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시 부작용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나 가계부채 확대에 대해서도 “가계부채나 부동산 문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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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통위 개최를 앞둔 한은은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금통위원들이 금융안정과 거시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해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은 시장에 불필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한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한은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 부총리는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 지난 5월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열린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1·4분기 경제지표를 보고 시장에서 금리 인하 요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세안+3 거시경제 감시기구(AMRO)가 통화 완화를 권고했다”고 한은을 압박했다. 당시에도 한은 내부에서는 “재무부 밑에 있던 금통위 시절도 아닌데 기준금리에 대한 부총리의 발언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과는 달리 한은 총재와 부총리 간 회동 횟수도 현격히 줄어들어 ‘경제 투톱’ 간 불화설도 제기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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