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녹슨 돈이라도...14년째 기부한 '동전 천사'

해운대 복지센터에 72만원 담긴 종이상자 배달

이름을 감춘 채 성금만 주고 사라지는 기부 천사가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14년째 동전만 모아 전달한 ‘동전 천사’가 주인공이다.


2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반송 2동 행정복지센터에 동전이 가득 담긴 종이상자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별다른 메모 없이 10원짜리부터 500원짜리까지 동전들만 종류별로 여러 개의 봉지에 담겨 있었다. 이렇게 모아 온 동전의 총액은 72만6,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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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연말 때만 되면 매년 센터에 동전을 놓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가 이번에도 다녀간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동전 천사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5년. 한 남성이 “좋은 곳에 써달라”며 동전이 가득 담긴 종이상자를 놓고 간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1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동전 기부가 계속됐다. 지난해에는 굳이 동전을 모아 전달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기부자는 86만270원을 남기면서 ‘구겨지고 녹슬고 때 묻은 돈일지라도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적힌 메모를 함께 전했다. 해운대구의 한 관계자는 “동전 천사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동전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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