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새롭게 인사발령을 받은 검사장들 앞에서 “검찰은 현재의 정권뿐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고도 말했다. 최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응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추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검사장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국민만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 식구 감싸기, 법 집행에 대한 이중잣대 등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이미 크게 떨어져 있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을 삼가고 진실과 정의만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법 집행을 당하는 입장에서도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그나마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윤 총장이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연루 의혹이 있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해 보여준 대응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이 사건을 두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시도했다가 독립성 보장을 요구한 수사팀의 강한 반발을 샀고, 검찰 내부 분란으로 이어져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까지 갔다.
지난주 법무부의 인사발표로 승진·전보된 검사장들이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보직변경 신고를 한 후 정부과천청사 입구에서 차량 탑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추 장관은 지난 7일 단행했던 검사장 인사의 원칙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능력과 자질을 갖춘 분들을 발탁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을 많이 했고 공정과 내실을 기했다”며 “그간 승진에서 소외돼온 형사·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해 특정부서 출신에 편중되지 않고 차별을 해소하는 균형 인사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을 제대로 완수하라는 게 국민의 시대적 요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추 장관은 “검찰이 수사를 내려놓을 미래에 보완수사, 재수사를 통해 검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 검경수사권 조정 중에서도 수사준칙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총장도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보직 변경 검사장들을 접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검찰 최고의 간부로서 일선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인권중심 수사 및 공판중심 수사구조개혁에 노력해 달라”며 “검찰은 검사와 검찰공무원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늘 명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