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해 11월부터 누적된 상승 피로감을 높은 변동성으로 표출하자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증권 업계는 이번 조정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관점을 유지하면서 우상향 추세가 꺾이지 않은 만큼 수익률에 조바심내지 말고 시장을 조망할 것을 권유했다. 이달 금융시장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 올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으니 새 행정부의 정책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매수를 늦추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주가 조정 시에는 개인 투자자의 주도력이 강해진 만큼 동학 개미의 탄탄한 수급이 유입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제동걸린 황소장세... 수익 조바심은 금물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1%(22.50포인트) 하락한 3,125.95에 마감했으며 장중 100포인트 넘는 진폭을 보였다. 전일부터 큰 강도의 출렁임이 감지되자 증권 업계에서는 열기에 취한 투자자에게 성과에 대한 조바심을 거둘 것을 제안하면서 당장 적극적 매수에 나서기보다 위험 관리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메리츠증권은 장기 강세장이라는 시장의 방향성이 훼손되지 않아 향후 기회는 충분한 만큼 조급함에 쫓기기보다 매수 시점을 한 박자 뒤로 늦출 것을 권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익을 결정짓는 관건은 ‘단기 진입 타이밍’보다 ‘적정한 시기의 매도’가 될 것”이라며 “무리한 대응보다 시장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美 바이든 정부 정책 시그널 예의주시해야 |
매수 시에는 “동학개미 뭘 좋아할까?” |
SK증권도 ‘개인 수급’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맥락을 유지하지만 이후 접근법이 다소 신선하다. 개인의 관심이 높은 키워드를 ‘대형주’와 ‘우선주’로 정의를 내리고 교집합인 삼성전자·LG화학(051910)·삼성SDI의 우선주 매수를 고민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수급 공백이 있는 실적 개선주에 투자하는 ‘빈집털이 전략’이 유행했지만 최근 개인의 매수가 유입될 종목에 대한 ‘알 박기’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대형주 중 보통주와 괴리율이 큰 우선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현금 부자’인 대기업 그룹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연초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의 80%에 기여한 삼성·현대차·SK·LG 등 그룹주는 신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풍부한 현금 보유는 미래 사업과 관련된 M&A 등이 성사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의미”라며 “개인 수급이 뒷받침되고 현금 흐름 개선 대비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그룹 계열사를 단기 매매하는 전략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삼성물산(028260)·현대모비스(012330)·LG이노텍(011070) 등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