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니나노 난실로


송진권


아니요

조금만 더 울고 갈게요

당신 먼저 가요

지금 나는 그때 내가 아니고

내 노래도 그때 부르던 노래가 아니죠

나를 살지 못해 나는 내가 아니었어요

당신도 그리웠던 당신이 아니었어요



신발 벗어 물에 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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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벗어 꽃 핀 나무에 걸어두고

꽃 꺾어 채에 달고 북 치며 가요

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가요

명사십리 해당화는 벌써 다 졌어요

마량리 동백꽃도 다 떨어지구요

이 몸을 해가지고 내가 가요

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가요

찬물에 밥 말아 먹고

니나노 난실로 나 돌아갑니다

그래요. 먼저 가다 기다릴 테니 천천히 오세요. 산천경개 아무리 고와도 내 숨 가쁘면 헛것이지요.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이끌던 넥타이와 신발 잘 벗어던지셨어요. 당신이 땀 뻘뻘 흘리며 일할 때 언제나 뒤에 숨던 비겁한 그림자도 잘 벗어던지셨어요. 울다가 오셔도 되고, 노래하며 오셔도 돼요. 꽉 짠 행주처럼, 소나기 쏟아 버린 구름처럼 가뿐하게 오셔요. 그때 부르던 노래 부르며, 어깨춤 덩실거리며 니나노 난실로 돌아가 보세요. 마지막 봄꽃 저만치 강물에 떠내려가고 나면, 초록처럼 함께 걸어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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