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살해된 사건을 두고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가해자가) 폭력적 대응을 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7일 보도자료를 내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황당하고 경솔한 언행으로 피해자의 고통은 무시하고, 유가족에게는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줬다”며 “이러한 사고를 지닌 시의원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날 오후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그는 서울시, 각종 사업소 등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직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던 중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며 “(가해자가) 31살 청년이다. 서울 시민이고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대로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 심정이 어떻겠나. 다음 주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비판여론이 불붙자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