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네덜란드 출신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대표작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은 시위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났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 활동가 2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내셔널갤러리 43번 방에 전시 중인 고흐의 1888년작 유화 ‘해바라기’에 하인즈 사의 토마토 캔 수프 2통을 뿌렸다.
이들은 수프를 해바리기에 끼얹은 뒤 접착제로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이기도 했다. 그리고선 활동가 피비 플러머(21)는 “예술과 삶 중에 무엇이 더 가치가 있나”라며 “그림을 보호하는 것과, 지구와 사람을 보호하는 것 중에 무엇에 더 관심이 있는가?”라고 외쳤다.
또 다른 활동가 안나 홀랜드(20)는 “석유회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는 중에 영국 가정들은 이번 겨울에 난방과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기후 위기로) 수백만명의 사람이 이주해야 하고 수만명의 사람이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을 재물손괴와 무단침입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내셔널갤러리 측은 사건 당시 그림은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직접적 손상을 입진 않았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고흐가 1887년부터 이듬해 사이 그린 7점의 해바라기 작품 가운데 하나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이 작품이 8420만달러(약 120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은 정부에 화석연료 신규 허가 및 생산 중단을 촉구하는 단체로 미술관의 예술작품을 겨냥한 시위로 관심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7월에도 내셔널미술관에 있는 존 컨스터블의 ‘건초마차’ 프레임에 손을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