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생 향한 따뜻한 말에…“선생님처럼 되고 싶었어요”

15회 ‘선생님께 쓰는 편지 공모전’ 대상에 이지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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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는 스승의 날을 맞아 개최한 15회 ‘선생님께 쓰는 편지 공모전’에서 161편의 편지 가운데 이지애 교사의 편지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 은사였던 김순자 선생님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이 교사는 보조기를 차고 다녔던 남동생이 교실 문을 연 초교 5학년 5월 어느 날 오후 수업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평소 동생을 향한 동정과 호기심 어린 눈빛이 싫었던 이 교사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창피했다.

그는 “남동생이 집으로 같이 가자고 저희 반으로 온 건데 당시에는 모르는 척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편지글에 따르면 평소 목소리가 교실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무섭기만 했던 김 선생님은 호탕하게 웃으며 이 교사의 동생을 반겼다. 김 선생님은 “우리 반에 귀여운 꼬마 손님이 오셨네요”라며 “잠깐 들어와 있을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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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이 교사의 동생이 누구인지 알게 된 반 친구들은 동생을 볼 때마다 ‘귀여운 손님’이라며 반가워했다. 심지어 친구들은 괴롭힘 당하는 동생을 돕기도 했다.

또 그해 스승의 날, 이 교사는 반 친구들과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파티가 끝나고 친구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려던 찰나 복도에서 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자신과 점심을 같이 먹으려 하지 않아 속이 상해 울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교사는 ‘다른 반 학생이 교실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규칙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때 김 선생님은 “친구는 안 되는데 우리 반 꼬마 손님은 괜찮아”라며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게 했다. 같은 반 친구들도 동생을 챙기며 좋아하는 반찬을 나눠줬다고 한다.

이 교사는 “선생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건 그때부터였나보다”라며 “제가 교사가 된 지도 벌써 14년이나 지났다”고 썼다.

그러면서 “동생은 제게 아직까지 선생님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누나는 교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이야기한다”며 “동생 이야기가 맞다. 교사가 된 지금도 선생님을 롤모델 삼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적었다.

끝으로 이 교사는 “선생님처럼 아이들의 삶 속에 들어가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어른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 가겠다”고 했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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