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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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날카로운 잎 서걱거리는 무사들이 울고 있을 줄 몰랐다. 바람 불 때마다 일제히 물결칠 때 한마음으로 환호하는 줄 알았다. 무리 지어 있어서 외로울 줄 몰랐다. 꽁꽁 언 강가에 두고 왔어도 마음 쓰이지 않았다. 겨우내 붉은머리오목눈이들이 옮겨 앉으며 노래 불러 주어서 괜찮을 줄 알았다. 저마다의 슬픔이 끼니처럼 있다는 걸 몰랐다. 지하철과 만원 버스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이 단지 급정거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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