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의 30대 공무원이 업무 고충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공무원은 사망 전 우울한 심경을 드러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7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이달 14일 오후 2시30분께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 안에서 북구 소속 8급 공무원인 A(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부서장, 구의원, 민원인 등 때문에 힘들다”며 업무와 공직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구청 아침 라디오에서 A씨가 우울감을 호소했었다는 이야기가 북구 내부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1일 북구 아침 방송에서 ‘안아줘요’를 주제로 포옹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라디오에서 가수 케이시의 ‘늦은 밤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를 선곡했다고 한다.
A씨가 진행한 방송은 그를 비롯한 구청 직원 25명이 교대로 구내 아침 라디오를 진행하며 사연을 소개하거나 생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A씨가 진행한 라디오 내용이 알려지자 북구청 내부에서는 ‘A씨가 업무 고충으로 힘든 심경을 방송을 통해 표현한 게 아니냐’는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는 유서에 담긴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달라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북구지부도 유가족과 면담을 통해 노조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A씨는 사망 전까지 회식에 참석하는 등 직장에서 직접적으로 우울감을 호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 관계자는 “A씨가 근무했던 부서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괴롭힘이나 갑질 등이 있었는지 면밀하게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