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지노에 취업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피해자를 속이고 범죄 조직에 넘겨 돈을 챙기려 한 일당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국외이송유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20대 B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20대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회초년생 등을 속여 해외의 도박 또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 인건비를 가로채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캄보디아로 가서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연락한 20대 초반 D씨에게 A씨는 "캄보디아 카지노에서 일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인천의 한 역 앞에서 자정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약속 장소로 나온 D씨를 숙박업소로 데리고 간 뒤 휴대전화와 신분증 등을 빼앗아 도망가지 못하고 하고 목을 조르거나 허벅지, 팔 등을 폭행했다. 그런 다음 D씨를 캄보디아로 출국시키기 위해 해외 보이스피싱 인력 브로커(알선책)가 있는 울산까지 승용차에 함께 타고 이동했다. 겁에 질린 D씨가 차 안에서 "해외에 가는 것이 너무 무섭다"고 호소했으나 A씨와 B씨는 오히려 협박하며 폭행했다.
이들은 알선책에게 D씨를 넘겨주는 대가로, D씨가 캄보디아에서 일하며 받게 될 월급 250만∼500만 원 가량을 자신들이 대신 받기 위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D씨는 캄보디아로 끌려가기 직전 경찰이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나서 풀려나게 됐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 일당은 앞서 같은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 1명(19)을 캄보디아에 넘긴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가 폭행까지 당하면서 상당한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범행 사실이 명확한데도 피고인들은 단순히 취업 알선에 불과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