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창용 "韓美 재무부 환율 논의, 나쁘지 않다"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

"관세, 물가보단 경기 영향 더 클 것

통화정책, 5월 경기예측 바꾸며 생각해볼 것"

"美中 협상 안 되면 상호관세 유예돼도 경제 비용 커"

세계 각국 당국자 반응 키워드는 '불확실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미 2+2 협의에서 미국이 환율 관련 별도의 논의를 하자고 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정치인이나 무역 분야가 아닌 미 재무부가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 재무부는 우리 기획재정부처럼 환율과 관련해 전문가 집단이다. 환율 문제를 얘기한다면 미국 재무부와 별도로 얘기하는 게 나쁘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이 얼마만큼 절하됐느냐만 보게 되면 우리나라 환율(원화 가치)은 최근 몇 달간 정치 등 다른 이슈에 의해 절하됐다”며 “이런 것을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걸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미 재무부와 얘기하면 정치로부터 벗어나 전문적인 얘기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2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한미 2+2 회의에서 한미는 기재부와 미 재무부 간 환율정책 관련 별도의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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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한국의 무역 구조상 보복관세를 매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물가보다는 경기 영향이 더 클 것이다.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5월 경기 예측을 바꾸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를 올리는 미국은 자국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한국은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적절한 통화정책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이 총재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하며 “미중 협상이 원만하게 안 풀리면 (미국의)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연기되더라도 경제적인 비용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중국이 전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던 만큼 중국을 거치지 않고 (무역이) 돌아가게 할 물건이 많지 않다는 뜻”이라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무역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가 중국과 많이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호관세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시나리오 혹은 중국을 뺀 나머지 국가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는 시나리오 모두 세계 경제성장률 차이는 거의 없었다”며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한 관세가 25%이건 아니건 중국에 대한 관세가 훨씬 높아졌고 이에 중국이 보복한 효과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 면제 효과를 상쇄시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여러 회의를 참석한 결과 키워드는 ‘불확실성’으로 요약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IMF도 향후 전망이 어렵다 보니 경제 전망 시나리오를 3개로 냈고 일본 중앙은행 총재도 기본 시나리오를 어떻게 잡을지 모를 정도로 불확실성이 심해서 경제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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