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선거

새벽 3시 입당해 단독 후보등록…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어떻게 이뤄졌나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개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 위원장, 이양수 사무총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연합뉴스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개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 위원장, 이양수 사무총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전당대회를 통해 선발된 대선 후보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밤 사이 숨가쁘게 진행된 후보 변경 절차에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는 10일 0시를 전후로 속전속결로 이어졌다.

앞서 당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전날 오후 8시께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캠프 실무자 간 단일화 협상도 국회에서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시작한 지 23분 만에 중단됐다.



1차 협상이 결렬된 뒤 의총에서는 '대선 후보 재선출 결정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위임'하는 안건이 찬반 표결에 부쳐져 참석한 64명 의원 중 찬성 60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지도부가 곧바로 교체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미리 의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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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협상이 종료된 지 1시간 30여분 후인 오후 10시 30분 양측은 다시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지만 약 40분 만에 2차 실무협상도 결국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0시가 되자 당 지도부는 즉각 비대위 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동시에 열어 후보 재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비대위와 선관위는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순차적으로 의결했다.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 취소를 알리는 공고와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냈다. 한 후보는 오전 3시 30분께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책임당원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한 후보가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후보자등록신청서, 자기소개서, 세금 납부 및 체납증명에 관한 현황서 등 제출 서류는 32건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ARS 조사에서 후보 변경 찬성 의견이 과반일 경우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 후보를 추인할지 다시 묻고, 비대위와 선관위를 열어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며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에게는 반드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선출 취소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앞서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하고 자신의 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남부지법에 냈지만, 재판부는 당의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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