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은 당파를 가리지 않았다고 해요. 실용적 입장에서 보면 좌우나 색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골목골목 경청투어'의 일환으로 전남 강진군을 찾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을 내세우며 "정치인은 여러분이 쓰는 도구다. 일꾼 도구가 잘하면 여러분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강진군 강진시장에 모인 100여 명의 시민 앞에서 "강진 하면 역시 정약용이 떠오르지 않냐"며 "정약용 선생 하면 생각나는 게 실학,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역사적 인물 중 정약용 선생을 참 좋아한다"며 "불굴의 의지가 대단하지 않나. 유배생활을 18년 했다고 하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훨씬 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자가 어떠니 유학이 어떠니, 3년상을 할까 1년상을 할까 서로 죽이고 할 때 (정약용은) 어떻게 하면 조선이 더 부강한 나라가 될까를 고민하고 연구했다"며 "그런 조선의 위대한 학자인 정약용 같은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데 그때는 조선의 왕이 다 결정했지만 지금은 누가 결정하냐. 바로 국민이다"라며 "정약용같이 백성을 사랑하고 유능한 사람을 고르면 여러분 삶도 이 나라의 미래도 확실하게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인은 여러분이 쓰는 도구이자 여러분이 부리는 일꾼"이라며 "6월 3일은 도구를 고르는 날이다. 도구를 잘 골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강진 사의재에 방문해서도 정약용을 다시 꺼냈다. 그는 “(정약용은) 실사구시, 실용학문, 실학 선구자기도 하고 연구하는 데 당파를 가리지 않으면서 상대 당파와도 합동 연구했다”며 “실용적 입장에서 보면 현대식 표헌으로 좌우나 색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가 정책, 국정을 할 때 편가르기 하지 않고 사대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독자적 문화도 주장하셨다”고 강조했다.
그의 실용 발언은 해남 방문 자리에서도 있었다. 그는 시민들과 만나 "광주 5·18 항쟁을 겪은 호남인들이 대한민국 역사를 다시 구하지 않았느냐"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6월 3일에 새롭게 시작하자"고 말했다. 시민들이 "이재명"을 연호하자 이 후보는 "감사하긴 한데 헛다리 짚으셨다. 나라를 구할 사람들은 바로 국민”이라며 화답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상인의 현실 감각을 가지되, 선비의 정신을 잊지 마라. 서생의 문제의식을 잃지 않되, 상인의 현실 감각을 실현하는 것이 정치다’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이 후보는 통합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네 편 내 편 따지고, 출신 따지고, 지역 따지고, 좌우 색깔 따질 때가 아니지 않냐”며 “우리 국가가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하고 포용하고 용서해서 국력을 한데로 모으고, 그래서 외환위기를 이겨내고 문화 강국, 정보통신(IT) 강국의 초석을 깔았던 것처럼 6월 3일이 바로 새로운 나라, 문화 강국, 선도적인 경제 강국,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는 그 첫 순간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순을 찾은 자리에선 "이재명은 여러분이 쓰는 도구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뽑아서 쓰는 일꾼일 뿐”이라며 “세상을 만드는 것도, 세상을 후퇴시키는 것도 모두 국민이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바로 여러분이 이번에도 압도적인 투표 참여와 압도적인 선택으로 여러분의 세상과 나라를 반드시 만드시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오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광화문에 이어 경기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 대전을 차례로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