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과 해외 공장 7곳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닛산은 글로벌 인력의 15%에 달하는 2만 명을 감원하는 사상 최대의 구조조정도 단행할 방침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이날 2024 회계연도에 6709억 엔(약 6조 459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도 4266억 엔 흑자에서 크게 악화한 수치로 1년 치 기준 4년 만의 적자다. 다만 기존 전망치였던 최대 7500억 엔의 적자보다는 다소 개선돼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7.7% 급감한 698억 엔에 그쳤다. 구조조정 비용과 미국의 관세 영향 등이 반영됐다. 닛산 측은 다음 회계연도인 2026년 3월기의 최종 이익 및 영업이익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제시하지 않았다.
닛산은 사상 최대의 구조조정 계획도 함께 밝혔다.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약 2만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경영 재건을 위해 글로벌 임직원 9000명 감축과 생산능력 20%(100만 대) 축소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추가로 1만 명 이상을 감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은 자회사를 포함해 총 17개의 공장을 운영해왔으며 이 중 일본 내에서 5곳을 가동하고 있다. 5개 공장의 총생산능력은 100만 대가 넘지만 지난해 가동률이 56.7%에 그치며 업계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도 밑돌고 있다. 과잉생산 설비가 비용을 압박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들어 닛산의 투자등급을 ‘부적격’을 의미하는 ‘Ba1’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닛산의 주가 역시 저조한 실적과 혼다와의 경영 통합 불발 등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