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현장+]“어부지리 국힘, 이판에서 빠져라”…더 강경해진 이준석의 말

■서울 집중 유세서 국민의힘 직격

“이재명 도우미인가…전략도 없고 답답해”

거듭된 단일화 요구에 거친 비판 쏟아내

김문수, 개의치 않고 “계속 노력할 것”

사전투표 전 단일화 성사 시도 의지에

“부정선거 주장한 황교안·이재명과 하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어부지리로 얹혀가는 주제에 혼탁하게 하지 말고 이 판에서 빠지십시오.”



25일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에서 선거 유세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국민의힘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앞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가 거론될 때마다 가능성을 일축해 온 이 후보는 이날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겠다는 듯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수세에 몰리다가도 국민의힘이 ‘단일화무새’ 같은 행동을 하니 기고만장해 망상에 찌들어 이준석이 단일화할 것이라느니, 이런 얘기로 지면을 도배하고 있지 않냐”며 “(국민의힘은) 전략도 없고 ‘이재명 도우미’를 자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답답하다”며 “이재명 후보가 저렇게 당황해 날뛰게 만든 사람은 누구냐. 바로 저 이준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2차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허접한 경제관을 짚어내면서 그의 무능이 증명되기 시작했다”며 “국민의힘이 자꾸 단일화 담론으로 도움 안되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이재명 후보는 이미 40% 초반까지 지지율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견이 비슷한 세 후보 황교안, 김문수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단일화해도 좋다”라고 비꼬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전부터 거침없는 발언으로 잘 알려진 이 후보지만 이날은 특히 더 격앙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단순한 의지 표명을 넘어 이번 발언은 국민의힘에 더 이상 단일화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말라는 경고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이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줄곧 밝혀왔다. 이에 반해 이 후보를 향한 국민의힘의 구애는 점점 더 강도가 높아졌다. 이 후보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끝까지,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듯 했으나 정치권에선 ‘그래도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미 ‘1차 시한’으로 여겨진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25일)이 지난 가운데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29일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이 살아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도 이 후보가 결국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서산시 중앙통 로데오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서산시 중앙통 로데오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향해 “원래 한뿌리였으니 계속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논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의 회유와 압박도 지속됐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보수 단일화가 이뤄지면 전선을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 후보를 겨냥해 “이재명이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서 우리가 분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 후보의 대응도 점점 더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후보 측 입장이다. 전날 이 후보가 국민의힘에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할 이유도, 효과도 없다”며 “단일화를 해도 무조건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만큼 득표율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말 동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를 펼친 이 후보는 27일 3차 TV 토론을 앞두고 준비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오는 28일부터 다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