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포기하지 않겠다” 외친 장남 이지호…‘아버지 이재용’ 해군 소위 계급장 달아줄까

11월28일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

가족·지인 참석해 격려, 계급장 달아

회장 아닌 ‘아버지 이재용’ 모습 전망

삼성가 직계 첫 병역 “새 기준 제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씨가 23일 창원 해군사관학교 웅포강당에서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창원=서종갑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씨가 23일 창원 해군사관학교 웅포강당에서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창원=서종갑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9월2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웅포 강당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힘차게 경례하고 있다. 이씨를 포함한 139기는 지난 15일 입영해 보급품 수령, 신체검사 등 1주일간 가입교 기간을 거쳤고, 11주간의 훈련 기간을 포함해 총 39개월 군 생활을 한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9월2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웅포 강당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힘차게 경례하고 있다. 이씨를 포함한 139기는 지난 15일 입영해 보급품 수령, 신체검사 등 1주일간 가입교 기간을 거쳤고, 11주간의 훈련 기간을 포함해 총 39개월 군 생활을 한다. 연합뉴스


재계의 시선이 올 11월 말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으로 쏠린다. 삼성가 직계 중 처음으로 현역 입대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퇴교하지 않는 한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건 이 회장이 이지호 씨의 해군 장교 임관식에 참여해 소위 계급장을 달아줄지 여부다.



8일 군에 따르면 이 씨를 포함한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은 올 11월28일에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다. 임관식에는 통상 가족과 지인이 참여해 그간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한 명의 장교로서 첫 발을 내딛는 사관후보생을 격려하고 축하한다. 정식 소위로 인사 발령이 나는 건 사흘 뒤인 12월1일이다.

임관식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은 부모나 지인이 직접 신임 장교의 계급장을 달아주는 순서다. 이 회장이 임관식에 참석하게 되면 이 씨의 계급장을 직접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그룹 총수가 아닌 한 명의 아버지로서, 11주간의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아들을 격려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올 전망이다.



이 씨는 올 9월15일 어머니 임세령 대상 부회장과 동생 이원주 씨의 배웅 속에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했다. 가입교 기간을 거친 이 씨는 같은달 23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웅포강당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사관후보생 이지호,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우렁차게 외치며 병역 의지를 다졌다. 삼성가 4세 직계로는 처음으로 현역 복무에 나선 그의 다짐은 단순히 군사 훈련을 완수하겠다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평가다. 한국 최고 기업 직계 후손이자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어진 의무를 다하겠다는 약속과도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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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현재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씨를 포함한 139기 후보생들은 ‘벤젠 마크’가 새겨진 전투모를 쓰고 11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벤젠 분자 구조를 형상화한 이 마크는 강한 압력과 열을 받으면 다이아몬드가 되는 벤젠의 특성에 빗대, 고된 훈련을 통해 다이아몬드 계급장(소위)을 달 정예 장교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후보생들은 전투수영, 소형고무보트(IBS) 기습 훈련, 화생방, 사격 훈련 등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훈련은 물론, 초급 장교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항해술과 부대 지휘 통솔 능력까지 집중적으로 교육받는다. 평균 퇴교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강도 높은 과정이다.

이 씨의 ‘정면 돌파’는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 복수국적자였던 이 씨는 장교 복무를 위해 망설임 없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과거 일부 재계 자제들이 병역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일반 사병 복무 기간인 18개월보다 두 배 이상 긴 39개월(훈련 기간 3개월 포함)의 장교 복무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기업의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재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임관을 하게 되면 이 씨는 통역 장교로서 우리 영해를 지키게 된다. 해군 통역장교는 한미연합훈련이나 다국적군 연합 해상 훈련 시 주요 지휘관의 통역을 지원하고 해외 군 관련 문서를 번역하는 등 ‘군사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다. 향후 글로벌 경영 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이 씨에게는 병역 의무 이행을 넘어 국제 정세와 외교의 실무를 익힐 수 있는 최고의 경영 수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 역시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하며 쌓은 경험과 인맥이 훗날 그룹의 방산 및 항공우주 사업을 이끄는 데 큰 자산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씨가 23일 창원 해군사관학교 웅포강당에서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장교 후보생 선서를 하고 있다. 창원=서종갑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씨가 23일 창원 해군사관학교 웅포강당에서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입교식에서 장교 후보생 선서를 하고 있다. 창원=서종갑기자


“포기하지 않겠다” 외친 장남 이지호…‘아버지 이재용’ 해군 소위 계급장 달아줄까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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