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001510)이 지난해 주식자본시장(ECM) 관련 부서를 신설한 후 코스닥 한계기업 자금 조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0건 넘는 유상증자를 주관했는데, 대다수가 장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SK증권은 코스닥 상장사 이미지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자본 잠식 상태로 재작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이처럼 SK증권은 올해 들어 잇달아 실적과 재무가 부실한, 이른바 한계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유증을 주관한 회사 중에는 형지I&C, 형지글로벌, 상지건설 등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며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한 기업도 있습니다. 이들 역시 대규모 적자에 빠져있고, 탄핵 전후로 주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된 상황입니다.
SK증권은 지난해 ECM 부서를 신설하며 사업 확장을 공언했지만, 한계기업 자금 조달에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 지난해 유진투자증권(001200)에서 ECM 업무를 전담하던 팀이 단체로 SK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들 팀이 옮기기 전 과거 유진투자증권이 유증을 주관했던 상장사 중 일부는 현재 거래 정지 중입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세토피아, 드래곤플라이 등 현재 상장폐지 심사 중인 코스닥 상장사도 다수입니다.
증권사는 상장사의 유증을 주관해 수수료 이익을 챙길 수 있지만, 실권주를 대량으로 떠안을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SK증권은 이미지스, 스코넥 등의 유증을 주관하며 미청약 잔여주식을 인수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앞서 상지건설 유증은 청약률 11.2%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관 증권사가 내놓는 장밋빛 전망에 휩쓸려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SK증권 관계자는 일부 한계기업을 거론하며 "향후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실권주 인수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