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와의 일시적 갈등 이후 협력 관계를 회복한 한미반도체(042700)가 최근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오히려 계속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한미반도체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356만 740주로 전체 거래량 대비 3.69%를 차지하며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SKC(3.16%), 두산퓨얼셀(3.06%) 등 비중 상위 2~3위 종목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수치다. 15일 2.98%(288만 3740주)였던 순보유 잔액은 16일 2.83%(273만 625주), 19일 3.31%(320만 3150주), 20일 3.52%(340만 443주)로 점차 늘어났다.
기존에는 포스코퓨처엠·SKC·한화비전·두산퓨얼셀 등이 순보유 잔액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으나 SK하이닉스와의 불화설이 불거진 15일 이후부터는 한미반도체가 이 자리를 대신했다. 이달 14일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인 TC 본더의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의 갈등설이 제기되며 반도체 공장에 파견된 관련 인력까지 철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동시에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한화세미텍과 함께 장비 발주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후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 양 사에 각각 절반씩 TC 본더를 발주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상태다.
갈등이 일면 봉합됐음에도 한미반도체 주가는 16일 고점인 9만 1500원에서 이날 기준 8만 3800원까지 8.42% 하락했다. 그러나 오히려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증가해 공매도 세력의 ‘매도 전 관망 모드’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의 기술력과 수주 실적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이 변수로 작용해 하락 폭을 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