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최신 우드 vs 40년 전 퍼시먼 우드…성능 차이 얼마나 날까[호기심 해결소]

퍼시먼 우드, 조금만 실수해도 뒤땅이나 토핑

타구감 외에 헤드 스피드에서도 확연한 차이

최신 우드, 탄도 높고 비거리 44야드 더 멀리

“헤드 사이즈 비슷해도 기능에선 크게 개선”

퍼시먼 우드(왼쪽), 2005년 우드, 2025년 핑 G440 맥스 우드.퍼시먼 우드(왼쪽), 2005년 우드, 2025년 핑 G440 맥스 우드.




드라이버 헤드 사이즈는 급격하게 변해왔다.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그에 비해 페어웨이우드 헤드는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페어웨이우드(3번 기준)의 헤드 사이즈는 170~190cc인데, 1980년대 나온 퍼시먼 재질이나 20년 전 제품도 비슷해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헤드 사이즈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성능 면에서도 의미 있는 발전이 없는 건 아닐까. 혹시 용품업체들의 마케팅에 현혹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침 집 한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쓴 1980년대 중반 출시된 퍼시먼 우드와 2005년에 나온 페어웨이우드(이하 2005년 우드)가 있었다.

우리는 클럽 피팅에 강점을 보이며 샷 분석에 오랜 노하우를 쌓은 핑골프와 함께 이와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퍼시먼 우드, 2005년 우드, 그리고 핑의 올해 신제품 G440 맥스 우드를 비교했다.

우선 헤드 사이즈부터 살펴봤다. 어드레스를 취하고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G440 맥스가 가장 커 보이고, 그 다음은 2005년 우드, 그리고 퍼시먼 우드가 가장 작아 보였다. 하지만 현대 클럽은 헤드가 납작하면서 좌우로 넓은 샬로 페이스이고 퍼시몬 헤드는 상대적으로 위아래로 긴 딥 페이스 형태이기 때문에 체감 부피와 실제 부피는 다를 수 있다.

부피를 측정하기로 했다. 우리는 자신이 발명한 전구의 부피를 알아내기 위해 전구 속에 물을 채우고 그 물을 실린더에 부었던 에디슨의 지혜를 빌렸다. 비커에 물을 채운 뒤 클럽헤드를 넣어 사이즈를 가늠했다. 퍼시먼과 2005년 우드 사이즈는 약 160cc, G440 맥스는 186cc였다. 무게는 퍼시먼 우드가 377g, 2005년 우드는 313g, G440 맥스는 311g이었다.

핑에서 피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의진 과장이 시타를 하고 있다.핑에서 피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의진 과장이 시타를 하고 있다.


“퍼시먼, 뒤땅에 가차 없어…잘못 치면 타구감 둔탁”



시타는 핑에서 피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의진 과장이 맡았다. 퍼시먼 헤드부터 2005년 우드, 그리고 G440 맥스 순으로 7회씩 때렸다. 김 과장은 요즘 클럽과 20년 전 우드는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아 휘두를 때 이질감이 없는 것에 비해 퍼시먼 우드는 완전히 다른 클럽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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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먼 우드는 확실히 무거워서 헤드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요.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 같고 타이밍 맞추기도 힘들고요. 요즘 클럽은 솔이 넓은 덕분에 약간 뒤땅을 때려도 그대로 밀고 나가는데 퍼시먼 클럽은 조금만 실수해도 가차 없네요.” 김 과장은 타구감도 확연하게 달랐다고 했다. 그는 “요즘 클럽은 볼을 튕겨주는 느낌이 나는데 퍼시먼 클럽은 볼이 묻어가는 듯했다”며 “퍼시먼 우드는 특히 잘 맞았을 때는 야구 배트로 공을 정확히 맞힐 때처럼 가벼운 느낌이 났지만 페이스 중앙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곧바로 손에 둔탁한 느낌이 전달됐다”고 했다.

페어웨이우드 종류별 볼 탄착군.페어웨이우드 종류별 볼 탄착군.




G440 맥스, 44야드 더 멀리 나가고 탄도서도 차이

실제 샷 데이터는 어땠을까. 우선 총거리에서 G440 맥스는 평균 256.3야드, 2005년 우드는 226.1야드, 퍼시먼 우드는 211.9야드를 기록했다. G440 맥스가 퍼시먼 우드보다는 약 44야드, 2005년 우드보다는 약 30야드 멀리 볼을 날린 것이다.

볼 탄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퍼시먼 우드의 최고 비행고도는 14.4야드, 2005년 우드는 15야드, 그리고 G440 맥스는 24.9야드로 나타났다. 오래된 클럽일수록 볼을 띄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캐리(볼이 떠서 날아간 거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신 우드와 퍼시먼 우드의 캐리 차이는 총거리보다 더 벌어진 약 50야드나 됐다.

볼의 탄착군도 최신 우드는 비교적 가운데에 몰렸지만 2005년 우드와 퍼시먼 우드는 주로 왼쪽으로 넓게 퍼졌다. 김 과장은 “거리뿐만 아니라 빗맞았을 때 실수 완화 성능에서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퍼시먼 우드는 무겁기 때문에 그만큼 클럽 스피드는 덜 나왔다. 평균 시속 89.4마일로 G440 맥스(시속 97.8마일)에 비해 시속 8.4마일 느렸다. 스매시 팩터(볼 스피드를 스윙 스피드로 나눈 값)를 살펴보니 퍼시먼과 20년 전 우드는 1.42였는데, G440 맥스는 1.49나 됐다.

핑 테크팀의 우원희 팀장은 “겉모습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더라도 페이스와 몸체에 사용되는 소재와 내부 구조는 계속 발전을 해왔다. 반발력이나 볼의 탄도, 그리고 관용성 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호기심 해결소 결론은 이렇다. 사이즈의 작은 변화 속에 큰 기술이 녹아 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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