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李 '민심 바로미터' 충청서 우위…영·호남 텃밭 이변없어 [대통령 이재명]

'정치 지역주의 벽' 재확인

李, 광주·전남 80%대 휩쓸어

金은 TK 60%이상 지지 얻어

李, 부울경서 40% 안팍 득표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서울 강남구 언주중학교에 마련된 삼성2동 제3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서울 강남구 언주중학교에 마련된 삼성2동 제3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은 물론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 등 대부분의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뒀다. 호남과 대구·경북(TK) 유권자들은 각각 이 대통령,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몰표를 주면서 강고한 지역주의 벽이 재확인됐다.



제21대 대선 개표율이 82.85%로 집계된 4일 오전 1시 30분 기준 이 대통령은 48.29%를 득표해 김 후보(42.94%)를 눌렀다. 이 대통령은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박빙 열세를 띠었던 대부분의 승부처에서 김 후보를 따돌리며 승기를 거머쥐었다. 방송 3사(KBS·MBC·SBS)의 출구조사(유권자 8만 146명, 오차 범위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전국 16개 광역 중 9곳에서 50%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이 포진한 수도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강세가 뚜렷했다. 서울에서는 이 대통령이 46.19%의 지지를 얻어 김 후보(43.30%)를 3%포인트가량 앞섰다. 인천에서의 득표율은 이 대통령과 김 후보 각각 50.25%, 40.52%였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는 이 대통령, 김 후보가 각각 50.46%, 40.25%를 기록해 두 자릿수의 격차를 보였다.



중요한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에서도 이 대통령이 우위가 견고하게 관찰됐다. 대전에서는 이 대통령과 김 후보가 각각 47.59%, 42.1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에서도 이 대통령(46.93%)이 김 후보(44.58%)를 앞서갔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40년 가까이 대선 승자를 맞춰온 충북 역시 이 대통령의 편이었다. 충북에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46.67%로 김 후보(44.64%)를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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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과 김 후보 모두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자의 난공불락 성으로 여겨지던 TK와 호남의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3주라는 시간 안에 고착화된 지역주의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기는 역부족이었다.

보수 진영의 성지인 대구와 경북에서 김 후보는 각각 70.21%, 67.83%를 득표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21.36%, 25.00%의 민심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달 말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선전하면서 TK에서 30%대 득표를 예상하는 전망도 나왔지만 선거 막판 국민의힘이 ‘지지율 골든크로스’ 주장을 펼치는 등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으면서 이 대통령은 ‘TK 정벌’에 실패했다.

반면 호남에서는 이 대통령의 독주가 뚜렷했다. 광주, 전남, 전북에서 이 대통령은 각각 84.85%, 86.08%, 83.0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해당 지역에서 김 후보 득표율은 8.31%, 8.79%, 11.05%를 얻은 데 그쳤다. 3년 전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12.7%를 득표한 것과 비교하면 호남에서 국민의힘 당세가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김 후보가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불참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불발 이후 커진 보수층의 내분을 달래기 위해 텃밭 관리에 급급했던 상황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보수 정당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양대 후보의 격차는 현저하게 줄었다. 부산에서 이 대통령과 김 후보는 각각 39.26%, 52.64%의 민심을 확보했고 경남에서는 38.27%, 53.75%의 지지를 가져갔다. 울산에서는 이 대통령 41.76%, 김 후보 48.92%를 각각 나타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PK 지역에서 ‘보수 이탈’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 대통령이 부·울·경 모두에서 40%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7개 시도에서 모두 득표율 3위에 머물렀다. 이 후보는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9.17%, 8.29%를 득표했다. 이 후보가 선거가 임박해 서울 중심지, 수원, 안양, 인천 등 2030세대가 밀집한 요충지를 훑으면서 수도권을 집중 공략한 것이 약발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가 파이널 유세를 벌였던 대구와 경북에서는 7.61%, 6.28%를 득표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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